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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즉시항고, 2000억이 살린 회생 불씨

만선생 2026. 7. 2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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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즉시항고, 2000억이 살린 회생 불씨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홈플러스가 7월 20일 오후 4시 4분,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함.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마련한 회생 카드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는지,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해봄.

📅 2026.07.20 작성 · 출처: 서울회생법원, 각 경제지 종합

📌 핵심 요약

7월 3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 → 7월 16일 메리츠금융 2000억원 DIP대출 결정 → 7월 20일 즉시항고 제출 · 법원이 폐지 결정 취소 여부를 다시 심사할 예정.

한 달 새 무슨 일이 있었나

일자 내용
7/3 서울회생법원, 운영자금 부족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 결정(2주 내 2000억원 확보 시 재검토 여지)
7/13 본사 및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 영업 임시 중단
7/16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 3사 이사회, DIP대출 2000억원 전액 지원 최종 의결(MBK 김병주 회장 연대보증 조건)
7/20 홈플러스, 오후 4시 4분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 제출
💡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이란? 법원 관리 아래 회생절차를 밟는 기업이 영업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긴급 운영자금.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되는 특성이 있어, 회생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임.

애초에 왜 이렇게 됐나

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함.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당시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인수금융 약 4조3000억원의 차주를 홈플러스 자신으로 두는 차입매수(LBO) 구조를 활용함. 이후 홈플러스가 보유한 매장 부동산을 순차적으로 유동화해 인수금융을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순차입금을 2020년 7조1202억원에서 점차 줄여왔음.

문제가 불거진 건 2023년임. 홈플러스는 대주단과 약속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몇 배 갚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 1.5배를 지키지 못했음. 벌어들인 돈이 약속한 금액에 크게 못 미치면서 대출 약정을 위반했고, 대주단의 '웨이버(눈감아주기)'로 당장의 상환은 피했지만 근본적인 이자 감당 능력은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음. 이때 MBK가 택한 해법이 2024년 5월 메리츠 3사를 상대로 한 1조3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이었는데, 이자율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더 비싼 빚'이었다는 평가가 나옴. 결국 2025년 3월 신용등급이 A3-로 강등되자 MBK는 선제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회생절차 개시 이후 신용등급은 최저 등급인 'D'로 재조정됨.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유통업 부진이 아니라 과도한 차입에 의존한 인수·자산유동화 구조가 누적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음. 실제로 4조원 규모의 자산을 현금화하고도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간 배경을 두고, 금융당국이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판매 과정에서 회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들여다보는 등 별도의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짐. 이 부분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인 만큼 확정된 사실로 단정하기보다는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음.

홈플러스 순차입금 추이 (단위: 조원) 2020.2 약 7.12조 2024.11 약 5.31조 2024.2결산 대비 +2076억 증가 2025.3 신용등급 A3- → 회생신청 → D

자산 유동화 효과로 순차입금이 줄어드는 듯 보였지만, 2024년 들어 자산 매각이 둔화되고 현금창출력이 위축되는 사이 매장 재투자가 이어지면서 순차입금은 오히려 다시 늘어나는 흐름으로 전환됨.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채 고금리 리파이낸싱까지 겹치면서 결국 신용등급 강등과 회생절차 신청으로 이어진 셈임.

메리츠금융, 왜 2000억을 베팅했나

당초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만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MBK파트너스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음.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던 중, 대주주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원 전액에 대해 개인 연대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짐. 메리츠금융은 입장문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회사로서 추가 1000억원 지원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회생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힘.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연대보증'임. 메리츠금융 입장에서는 최대주주 개인이 전액 보증을 서는 조건이었기에, 홈플러스가 끝내 청산되더라도 대출금 회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담보한 구조로 볼 수 있음. 즉 단순한 선의의 지원이라기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채권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재무적 판단이 함께 작용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음.

앞으로 절차, 어떻게 흘러가나

💡 재도의 고안이란? 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원심법원이 스스로 인정할 경우, 사건이 상급심으로 넘어가기 전에 원심법원이 기존 결정을 직접 바로잡는 절차.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즉시항고장과 새 자금조달 계획을 토대로 '재도의 고안' 절차를 검토할 예정임. 법원이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 회생절차는 재개되고, 회생계획안 가결기한도 법정 최종 기한인 9월 4일 범위에서 다시 정해질 수 있음. 반대로 법원이 기존 폐지 결정을 유지할 경우 사건 기록은 서울고법으로 넘어가 항고심 판단을 받게 되며, 이 경우 기록 이관 기한은 오늘로부터 2주로 알려짐.

시나리오 이후 전개
법원, 폐지 결정 취소 회생절차 재개, DIP대출 집행 → 협력업체 협의 후 영업 재개 일정 수립
법원, 기존 결정 유지 서울고법으로 사건 이관, 항고심 판단 대기 → 최종 기각 시 파산절차 돌입 가능성

넘어야 할 산, 여전히 많다

2000억원을 확보했다고 해서 문제가 다 풀리는 건 아님. 홈플러스가 갚아야 할 공익채권은 약 9300억원에 달하는데, 상당 부분이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 대금임. 긴급자금 중 많은 금액이 채권 변제에 쓰이면, 실제 매장 운영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음. 협력업체들이 다시 납품에 나서야 매장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는데, 자금난으로 신뢰가 흔들린 만큼 이 부분도 관건임. 노조는 구조혁신안에 포함된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협조하기로 한 상태임. 여기에 더해, 궁극적으로는 사업 구조 개선 이후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음. 다만 유통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할 인수 후보를 찾는 일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는 중임.

낯설지 않은 패턴, 해외 사례와 닮은꼴

사실 '사모펀드 차입매수 이후 유통기업 부실화'는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님. 미국의 완구업체 토이저러스는 2005년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된 뒤, 인수금융 이자 부담이 영업이익을 잠식하면서 2017년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이듬해 청산 수순을 밟은 바 있음. 인수 당시 우량했던 사업이 과도한 차입 구조 때문에 무너진 대표 사례로 지금도 자주 언급됨. 홈플러스 역시 인수 시점에는 대형마트 업계 2위의 안정적 사업자였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과 겹쳐 보는 시각이 존재함.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나

메리츠금융그룹(메리츠금융지주 산하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이 이번 지원의 최대 채권자라는 점에서, 법원 판단과 홈플러스의 정상화 여부는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의 대손충당금·자산건전성 이슈와 연결될 수 있음. 다만 연대보증 구조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헤지돼 있다는 점, 그리고 2000억원이 메리츠금융 전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음. 오히려 관전 포인트는 대형마트 업황 전반과 유통주 반사효과 쪽에 있을 수 있음. 홈플러스 매장 임시휴업이 장기화될수록 이마트 등 경쟁 대형마트로의 수요 이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관련 유통업종 흐름도 함께 지켜볼 만함.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사례가 남기는 시사점도 있음. 사모펀드(PEF)가 차입매수(LBO)로 인수한 기업의 채권·전자단기사채 등에 투자할 때는, 인수 당시 차입 비중과 이자보상비율 같은 재무 건전성 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점임. 겉보기에 자산 유동화로 부채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도, 영업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무 개선은 착시에 그칠 수 있다는 걸 이번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음.

🥟 만선생의 한마디

2000억원 확보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법원 판단이라는 관문이 남아있고 9300억원에 달하는 공익채권 부담도 만만치 않음. '회생절차 연장=완전한 정상화'로 곧바로 등치시키기는 이른 상황으로 보임. 오히려 이번 사례는 기업회생절차에서 DIP금융과 연대보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학습 사례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음.

본 콘텐츠는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 작성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음. 법원 절차와 관련한 향후 전개는 유동적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음. 투자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 본문에 인용된 통계 및 보도 내용의 저작권은 각 원저작자에게 있으며, 요약·재구성 형태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