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파운드리, 메타·앤트로픽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줄곧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반가운 소식이 이어짐. 메타는 자체 AI 칩 생산처를 TSMC에서 삼성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앤트로픽도 삼성전자를 유력한 파트너 후보로 검토 중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지금 삼성이 대안으로 떠올랐는지 정리함.
📌 3줄 요약
- 메타, 자체 AI 칩 'MTIA' 3세대부터 TSMC 대신 삼성 2나노 공정으로 전환 추진(10조원 이상 규모)
- 앤트로픽도 자체 AI 칩 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검토 중이나, 아직 초기 협의 단계
- 업계는 삼성 파운드리 수주 잔액이 50조원에 육박,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거론함
1. 무슨 일이 있었나
7월 초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두 건의 소식을 잇달아 보도함. 하나는 앤트로픽이 자체 AI 칩 개발 초기 작업에 착수했고, 잠재적 위탁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 파운드리(2나노 공정·첨단 패키징)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임. 다른 하나는 메타가 자체 AI 가속기 'MTIA'의 생산을 TSMC에서 삼성전자로 옮기는 방안을 두고 10조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협의 중이라는 내용임.
두 소식 모두 아직 삼성전자나 상대 기업이 공식 확인한 사안은 아님. 삼성전자는 관련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고, 앤트로픽 역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함. 그럼에도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만년 적자였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형 고객사가 동시에 두 곳이나 몰리는 그림이기 때문임.
💡 파운드리란? 반도체를 설계한 기업(팹리스) 대신 실제 생산을 대신해주는 위탁생산 사업임.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에서는 세계 1위 대만 TSMC에 크게 못 미치는 점유율(4%대)에 머물러 있었고, 이 때문에 대형 고객사 확보가 사업 반등의 핵심 열쇠로 꼽혀왔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그동안 얼마나 부진했는지 숫자로 보면 체감이 더 확실함.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2.0 시장(순수 파운드리에 종합반도체기업·외주조립테스트·포토마스크 공급사까지 포함한 범위)에서 TSMC는 38%로 압도적 1위를 지킨 반면, 삼성전자는 4% 수준에 그침. 첨단 공정으로 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져, 한때 애플·엔비디아 같은 큰손 고객이 차세대 칩 생산을 TSMC로 몰아주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수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함.
| 구분 | TSMC | 삼성전자 파운드리 |
|---|---|---|
| 2026년 1분기 점유율 | 38% | 4% |
| 2나노 수율(추정) | 70%대(안정적) | 약 60%(개선 중) |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업계 추정치 종합
2. 메타는 왜 TSMC를 떠나려 하나
메타의 독자 AI 가속기 'MTIA'는 1·2세대까지 TSMC에서 생산됐음. 그런데 올해 공개되는 3세대(MTIA 450·MTIA 500)부터는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파트너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짐. 배경으로는 TSMC의 공급 병목 현상이 지목됨.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들이 앞다퉈 자체 AI 칩을 개발하면서, TSMC 한 곳에서 모든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임.
메타는 6개월 단위의 초고속 칩 개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초기 아키텍처 설계 단계부터 공동 개발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짐. 메타 자체적으로도 AI 반도체 설계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정도 속도를 자체 인력만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됨.
🔍 삼성 2나노, 얼마나 좋아졌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2025년 하반기 약 20%에 그쳤으나, 2026년 1분기까지 60%대로 올라서며 반년 만에 40%포인트 넘게 개선됨. 다만 이는 퀄컴이 요구하는 안정적 양산 기준(70%)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으로, 실제로 퀄컴은 차세대 플래그십 칩을 TSMC에 독점 위탁하기로 결정한 상태임. 반면 메타는 초기 양산 단계에서 60% 수율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짐. 즉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이 모든 고객사를 만족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고객사에게는 이미 대안으로 통할 만큼 개선됐다는 뜻임.
3. 앤트로픽은 아직 '검토' 단계
앤트로픽 건은 메타보다 진행 단계가 이름. 소식통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삼성전자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프랙타일의 칩 도입을 함께 검토하는 등 여러 설계업체와 동시에 논의 중이며, 아직 세부 설계나 시험·양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초기 단계임. 앤트로픽이 물량을 삼성전자 한 곳에 몰아줄지도 미지수임.
다만 힌트는 이미 있었음. 앤트로픽은 지난 5월 650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 시리즈H 투자를 유치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제조사를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언급하며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밝힌 바 있음. 3대 메모리 제조사 가운데 로직 칩(비메모리 반도체)을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해, 업계는 이 발언을 사실상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왔음.
💡 왜 자체 칩을 만들려 할까? 앤트로픽·메타를 포함한 주요 AI 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음.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춰 비용을 줄이고,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임. 오픈AI도 지난달 브로드컴과 손잡고 첫 추론 칩 '할라페뇨'를 공개했고, 구글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체 텐서처리장치(TPU)를 운용해옴. 다만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약 74%에 달해, 자체 칩 개발이 당장 엔비디아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보다는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보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있음.
앤트로픽은 장기적으로 약 1기가와트(GW) 규모의 자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며, 총 투자 규모는 약 500억 달러(약 77조원), 이 중 반도체 투자액만 약 250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됨. 앤트로픽은 이번 논의에 대해 "엔비디아의 GPU와 구글의 TPU, AWS의 트레이니엄이 앞으로도 연산 자원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체 칩 개발이 기존 파트너십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음.
경쟁 구도도 함께 볼 필요가 있음. 오픈AI는 이미 2024년부터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어, 지난달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에 최적화된 칩 '할라페뇨'를 공개함. 앤트로픽이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경쟁사인 오픈AI에 자체 칩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됨. 다만 이런 경쟁 속에서도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약 74%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돼, 자체 칩 개발이 당장 시장 판도를 뒤집기보다는 각 기업이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카드에 가깝다는 시각도 있음.
4. 삼성전자에는 어떤 의미인가
업계에서는 이번 두 건이 모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중장기 수주 잔액이 5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옴.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 'AI6'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엔비디아의 추론 칩 '그록3' 수주도 공식화한 바 있음. 여기에 메타·앤트로픽까지 더해지면, 테슬라·엔비디아·애플에 이어 대형 고객사 명단이 한층 두터워지는 셈임. 구글도 차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일부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삼성 파운드리를 둘러싼 기대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임.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이런 수주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르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언급함. 최근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파운드리까지 흑자로 돌아선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체의 균형이 한층 개선되는 그림임.
💡 ASIC이란? 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주문형반도체)의 약자로, 특정 용도에 맞춰 처음부터 설계한 맞춤형 칩을 뜻함. 메타의 MTIA나 구글의 TPU가 대표적인 예임. 엔비디아 GPU처럼 범용으로 쓰이는 칩과 달리,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되어 있어 특정 작업에서는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음. 최근 빅테크들이 ASIC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
여기에 더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도 차량용 파운드리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객군은 빅테크를 넘어 완성차 업계로도 넓어지는 셈임. 아래 표는 현재까지 알려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사와 진행 상황을 정리한 것임.
| 고객사 | 품목 | 진행 상황 |
|---|---|---|
| 테슬라 | 자율주행 반도체 AI6 | 23조원 규모 계약 체결 완료 |
| 엔비디아 | 추론 칩 그록3 | 수주 공식화 |
| 메타 | AI 가속기 MTIA 3세대 | 10조원 이상 규모 협의 중 |
| 앤트로픽 | 자체 AI 칩 | 초기 단계 검토 중 |
| 구글 | 차세대 TPU 일부 | 검토 중(미확정) |
| 비야디(BYD) | 차량용 반도체 | 계약 추진설(미확정) |
자료: 업계 보도 종합, 2026.07.04 기준
공교롭게도 이런 파운드리 훈풍은 메모리 부문의 가격 협상 시즌과도 맞물려 있음. 삼성전자는 현재 다운스트림 고객사들과 3분기 D램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평균판매단가(ASP)를 전분기 대비 최대 20%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짐. 서버·모바일 양쪽에서 공급 병목이 발생하고 있는 저전력 D램(LPDDR)은 인상 폭이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옴. 메모리(가격 상승)와 파운드리(고객사 확대)가 동시에 개선 흐름을 타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체의 이익 구조가 한층 균형 잡힌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임.
5.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님. 몇 가지 짚어야 할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
① 공식 확인 전 단계
메타·앤트로픽 두 건 모두 소식통을 인용한 외신 보도 단계이며,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상대 기업 모두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음. 협의가 최종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고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② 기술 검증이라는 숙제
2나노 수율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퀄컴 같은 최상위 고객사의 기준(70%)에는 아직 못 미침. TSMC와의 기술 격차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앞으로 나올 실제 양산 성과가 중요한 검증 포인트가 될 전망임.
③ 공급선 분산 가능성
앤트로픽은 삼성전자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프랙타일 등 여러 곳과 동시에 협의 중이라고 밝힌 만큼, 설령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삼성전자가 전체 물량을 독점하기보다는 일부만 배분받을 가능성도 있음.
💡 초보자 체크리스트 ① "논의 중"과 "계약 체결"은 다른 단계임을 구분하기 ② 뉴스만으로 목표주가를 올려 잡기보다, 실제 공시나 확정 계약 발표가 나오는지 지켜보기 ③ 파운드리 흑자 전환 여부는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함.
🎯 핵심 3줄 다시 정리
- 메타는 MTIA 3세대부터 TSMC에서 삼성 2나노 공정으로 전환을 협의 중(10조원 이상 규모)
- 앤트로픽도 삼성전자를 파운드리 후보로 검토 중이나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중
- 두 건 모두 공식 확인 전이라, 확정 계약과 실제 실적 반영 여부를 계속 지켜봐야 할 사안임
🥟 만선생의 한마디
메타와 앤트로픽 이야기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입장에서 분명 반가운 신호임. 다만 '협의 중'이라는 단어와 '계약 체결'이라는 단어 사이에는 꽤 먼 거리가 있음. 뉴스에 흥분하기보다, 다음 실적 발표에서 파운드리 사업부 숫자가 실제로 어떻게 바뀌는지를 차분히 지켜보는 태도가 결국 더 오래가는 투자 습관이 됨.
본 글은 투자 참고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The Information, 헤럴드경제·파이낸셜뉴스·서울경제·머니투데이·아시아투데이·청년일보 등 언론 보도 종합(2026.07.02~04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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